2019 03/13 12:30:08 pm · 3231 views

 

소설이에요~ 100 프로 픽션 ㅎㅎ



어릴적에 여러 계기로 힙합 접해서(보통은 케이블 엠넷 보다가)

가사 좀 외워서 친구들이랑 노래방가서 랩하니까 친구들이 잘한다 함

잘한다고 하고 재미도 있으니 카피랩 하면서 이것저것 지식인도 찾고 뭐 하다가 정글라디오 힙합플레야 등 알게 됨





그러면서 막 정보 찾다보니 언더 힙합도 알게됨
가사들이 다들 힙합전사

막 음악을 위해 숭고한 희생 존나 한것 같은 느낌에 반함

중2감성과 한국언더힙합의 만남은 운명적인 것




일단 마이크 부터 구해봄

팝필터도 구할 수 있었지만 굳이 옷걸이와 엄마 스타킹으로 만들어야 함

노래방이나 학교멀티실 마이크 훔쳐오면 괜히 갱스터 랩퍼가 된 기분



카피랩도 녹음해서 인터넷에 올려보고

엠알 인스 이곳저곳서 구해봐서

가사도 혼자 써봄

혼자쓴 가사 쿨에딧 불법 다운로드해서 녹음 후



친구들한테 들려주니 다들 놀람, 자작가사란 말에 우와-

신이나서 더 집중함, 인터넷등을 통해 크루도 들어가고

랩 지인들이 늘어남 

매일 가사와 랩에 쓰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본격적으로함





낙원상가가서 sm58도 하나 사고

비트 찍지도 않은거지만 일단 롤랜드a-33도 구함

우후죽순 처럼 생겨난 각종 컴피에 지원을 하고

1등까지는 아니여도 순위권에 들어가고 나름 좋은 반응을 얻음

이때 랩지인들이 더 늘어나고 실제로 만나기도 함

팀도 결성 한번 해보고 크루도 새로 결성도 해보고

목표는 유명한 곳에 입단 하는것 빅딜이나 솔컴등등

자기 음악을 할 생각은 이때부터 없었음

한국 공교육의 영향인지 좋은회사 들어가는것 처럼 

좋은 크루 등 유명한 곳에 들어가는게 최우선이자 마지막 목표





여러 컴필 및 크루 모집 지원에는 떨어졌으나 몇개 달린 좋은 평에 댓글에 용기를 잃지 않음

솔컴에 들어간 크루셜스타를 보며 랩 못한다 생각하고 빅딜에 들어간 사무엘을 보며 쌈디 짭퉁이라 생각함

그래도 인터넷 게시판 등에 녹음물을 올리면 반응도 좋고 나름의 팬들도 생겨 응원 받고 실제로 랩지인들만나서 술 한잔 하면 다들 옆에서 넌 진짜 잘한다며 응원해줌

이 길이 진정 나의 길이라 생각하고 지금 인정 못받아도 나중에 실력으로 인정 받겠자며 좀 더 본격적으로 함




집에서도 군대라도 다녀오라 하고 이제 어릴때 처럼 녹음하기에눈치도 보이기 시작함

옥탑방이나 지하등으로 독립하거나 25/25 짜리 녹음실을 구함

알바하며 음악 시작




몇년전만 해도 자기가 제일 어렸는데 이제 자기보다 어린 래퍼들이 많이 보임

자기보다 늦게 시작해서 빨리 잘된 래퍼들을 보면 짜증이 나기도 함 앤덥같은애는 나이도 어린대 인맥빨로 믹테 냈다고 시기 함

슬슬 마음이 급해짐



자기 음악을 해야하는데 마음은 급해지니 그저 랩스킬만 늘릴 생각으로 가득 참

앨범은 커녕 한 곡 소화도 힘들고 훅도 잘 못쓰지만 그저 16마디 스킬로 범벅칠할 생각으로 가득함 베이직을 좋아함

스윙스 데뷔 이전엔 절대 한번도 써본적 없던

like xx 가사 본인도 쓰기 시작함

원데이 원벌스 한다면서 열심히함.

결과물을 낼때라며 믹스테입도 만들고

건너건너 아는 프로듀서한테 부탁해서 싱글도 냄(2곡)

큰 반응이 없지만 아는 지인들이 응원해 줌

아는 지인인지 진짜 팬인지 어쩌다 게시판에 본인 이름이 나오면 행복하고 다시 용기를 얻음




군대를 더 미룰까 고민하지만 군대 다녀와서 깔끔하게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음

타이거제케 뒤에서 백업 열심히 하는 제대 후 팔로알토를 보며 현역의 용기를 얻음
(혹은 몸의 아픈곳을 찾기 시작함 더콰와 키비를 보며 공익의 용기를 얻음)



군대가서 혼자 가사도 많이쓰고 행사 있으면 랩 열심히해서 포상휴가도 얻고 휴가나오면 녹음도 열심히 해서 올림 동기나 후임은 힙합 관심도 없고 평생 발라드만 들으며 살아왓지만 자기가 직접아는 사람이 멜론에 곡도 있고 공연도 했다니까 멋져보여서 아무것도 모르지만 좋다고 함 막 음원도 삿다고 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홍보햇다고 함 큰 힘이 되고 고마움

군대 전역함 이제 진짜 씬을 뒤집을 생각으로 가득 참





씬을 뒤집긴 뒤집어야 하는데

사회적응하고 녹음실이나 독립한 돈도 모으려고 일도 하고
음악도 너무 많이 바껴서 트렌드 못따라가고 같이 하던 랩지인들도 관두거나 군대가서 말할 사람들이 없어짐 

속만 뒤집힘




그 와중에 쇼미더머니 라는게 나옴

힙합으로 경연을 한다니 용서할 수가 없음

본래 힙합전사로 시작한 특성상

내가 사랑하는 문화인 숭고한 힙합을

예능쑈로 만들어 버린 저열한 방송놈들을 참을 수가 없음




본인이 존경하는 화나를 심사위원도 아닌 참가자로 모집햇다는 엠넷의 횡포에 치가 떨림

다른 언더지키미 래퍼들이 트위터로 욕쓴걸 보고 겨우 진정함

엠넷은 너무 더러운 개자식들임

엠넷 욕도 열심히 하고 알바도 열심히 하고 와서 랩을 다시 하려하니 좀 피곤함

일도 끝났겠다 무한도전 불법다운로드해서 치맥 한잔하고 꿀잠때림






쇼미더머니가 방영함 역시 쓰레기 프로라 생각함

진돗개니 뭐니 이상한 비트박스 하는애도 나오고

이효리랑 같이 무대하는거 보니 자기가 나갔으면 저 무대 자기가 섯을거라 생각함

나름 열심히 랩함 

어느세 일년이 지남, 결과물은 내려다가 엎어버린 믹스테잎 하나(총 13곡중 11곡 미완)







쇼미더머니 시즌2 가 시작함

본인이 따라하던 좆윙좆이 나와서 철쑤세미 쌰미다마니 소리치며 돼지멲다는소리로 괴성을 지름

아는 사람들 많이 나오니 욕하면서 재밌게 봄

심사위원이 우승하는 꼴보며 쓰레기 프로라 욕하면서 결국 끝까지 다봄





이후 몇년이 지남

친구들은 취직도 하고 결혼도 하고 자리잡음

나름 열심히 랩함 근데 결과물은 딱히 없음

뭐 내긴 냈는데 본인말고는 잘모름






쇼미더머니를 보이콧하던 팔로알토도

그딴거 없어도 잘나간다던 쌈디도 전부 쇼미더 머니에 나오고

어릴때 존경하던 피타입도 불구덩이 속 돼지구이가 되고



세상이 너무 많이 변함




갈수록 음악도 와닿지 않고 요즘 힙합이라는게 참 어렵다 생각함

본인도 오토튠에 티페인 존나 좋아하면서 우탱만 듣는 형들 욕해놓고

요즘 힙합은 힙합 아닌것 같다는 생각 자주함



그래도 직업이라 생각해서

요즘 비트에 어린애들 느낌으로 몇번 랩해봤는데 본인이 들어도 존나 이상함




차라리 내 길을 가자 생각을 바꿈


화지처럼 자기 음악을 하자 생각함 사실 이 생각은 십년전에 했어야 함



아니면 큐엠처럼 자기꺼 열심히 해서 어디 들어가고 싶어함

뭔가 앞뒤가 바뀜

끝까지 자기 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면서 말로는 자기 음악을 시작 하겠다고 함




그래도 이제 앞자리도 3으로 바꼇으니 진짜 더 미룰순 없다 생각해서


다시 한번 더 진짜 존나 열심히 본격적으로 열심히 함


본격적으로 하는건 관두기전까지 평생 이어짐





근데 뭐를 내든 녹음하든 해도

피드백이 없으니 답답해서 주변 알던 지인들에게 들어달라함


너무 잘된애들은 씹거나 자존심상해서 잘 안하고

관둔애들은 형 음악 감 잃엇다고 해서 말싸움 몇번 함



가끔 진짜 맞는말 직격으로 해주는 사람은 차단하더나 싸워서

결국 빨아주는 사람만 남음

근데 빨아주는 사람만 남은건 인지 못한채로

주변에 피드백 구하면 다들 칭찬만 하는데 왜 잘안되는지 답답하기 시작함

나이도 차서 자기는 이제 이 길밖에 없다고 생각함

사실 그 생각은 20대초반에도 함

내년도 내후년에도 할 예정






다른거 하려면 할 수 있지만

지금 까지 해온 노력과 주변에 성공하겠다고 말햇던 자존심과 수많은 가사 집착등 다른일은 불가하다고 스스로 판단함

맘만먹으면 어디 사무직이든 노가다든 뭐든 사람 먹고살일 있는데

그런건 자신의 길이 아니라 단정지음




그래도 정신차리자 해서 본격적으로 더존나 씨발 개 빡세게 열심히 하려고 함

음악도 많이 듣고 작업도 많이 하려고는 함






이미 늦은거나 자신의 랩이 아니라는거

한때 반응이 좋앗던건 그 당시 어린나이엿고 아마추어엿기에

그때 시기상, 시대상,

그때만 아마추어 어린나이라는것이 먹혀서 인터넷에 미미한 반응을 얻었다는거, 



그렇다는건 죽을때까지 모를 예정





고등래퍼를 보면 자괴감이 듬

실력을 인정하지만 배알이 뒤틀려서 저런애들 랩 금방 질리고 앨범내면 안듣는다고 댓글을 담




쇼미도 3-4 년전부턴 꼬박꼬박 지원도 함

몇 차례 카메라 잡힌거에 가끔 지인들에게 연락이 오긴함

우연히 동창 및 회사와 사회생활에 찌든 갓 사회 초년생 지인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다 상대의 요즘은 뭐하냔 질문에

아직 음악한다고 답하고 응원을 받음






야 넌 그래도 꿈이 있어서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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