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나김, 내가 심심해서 쓰는 이야기
장문싫어하면 백스페이스
1. 컵라면 -
어릴때 (10세미만) 부모님이 산 가자해서 가는데, 일요일이고 가기 싫고 초겨울이라 춥고, 늦잠자고 싶은데
어릴때니까 안가는게 어딨음.. 걍 가자면 가야지...
잠바껴입구 막 오르니까 힘든데 어찌어찌 그래도 높은산은 아니라 정상까지 오름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고 한데 배도 고프고 힘든차에
아버지가 가방에서 보온병과 육계장 사발면을 꺼내심
별 생각없이 받았는데 마침 장갑을 벗어 손이 시렵던 차에 따뜻한 컵라면 용기를 받으니 손이 녹음
몇분 지났으려나 이제 먹으라는 말에 나무 젓가락 딱소리 내며 분리해서 면 술술 풀다가 국물부터 한입 먹는데... 녹음...
춥지만 등산이 힘들어 땀을 흘려서인가 따신국물을 한입먹는데 감칠맛이...
거기에 나무젓가락으로 면 술술 풀어 후루룩 먹으니.. 얇은 사발면이 그렇게 맛있을 수 없더라
후후 불필요도 없어 산이 존나 추우니까 살짝 들면 먹기 적당해져서 바로 후루룩 씹지도 않았는데 위까지 바로 골인
정신차려보니 면은 당연히 다먹고 국물까지 원샷...
그리고 나서 까주신 요구르트 한병 먹고 본 수락산 정상은 아마 마음속에 오래 남을듯
2. 갈비탕 -
학교 졸업하던차에 알바를 이것저것 하기 시작했는데 친구놈이 아빠친구가 뭔일 하는데 주급으로 돈준다 해서 같이 따라감.
아침에 약속한데서 차를 타니, 뭔일인가 하니 서해 몇몇 섬이나, 강원도 경기도 외곽지역, 충청도 전라도 등등에
교육시설이 열악한 동네를 돌아다니며 전단지를 붙이는 거였음.
전단지 내용이 무엇이냐 - 화상캠 과외, 서울,연고대생 항시대기.
학원이나 과외선생을 구하기 힘든 동네 집에 캠하나 설치해 주고, 서울 본사에 있는 최소 연고대생들과(개구라, 가르치는 사람중 중졸도 있었음)
1:1를 과외를 캠으로 시켜준다는 내용의 전단지를 전국에 붙이고 다니는 일
강원도 충청도 등등 각 도에는 이미 출장팀이 나가서 전단지를 붙이고 있으니,
우리는 서울 및 경기 외곽지역과 가까운 서해 섬들을 돌아다니며 전단지를 붙여야함.
친구아빠친구가 차를 타고 몰다가 내리라 하면
그 동네 골목골목 돌아다니면서 전단지 존나 붙임,
또 그 와중에 경쟁 업체가 하나 있어서 그 업체꺼는 떼면서 붙여야함
ㅅㅂ 존나 처음보는 동네 골목을 존나게도 돌아다녔다
추운겨울날 돌아다니다 보니 피곤한데 차에서 이동시 눈만감아도 아저씨가 개지랄함...
여튼 개지랄 하는와중에 틈틈히 눈붙이고 있는데
매일 그래도 한끼는 챙겨줌, 그날은 강원도 팀이 갑자기 잠수를 타버리는 바람에
강원도 쪽을 돌다가 또 깜빡 졸았는데 내리라함
갈비탕 집이더라, 근데 앞에 택시 존나 많고 안에 들어가니
사람들 존나 많음, 딱 한 테이블 앉았고 앉으면서 아재가 갈비탕 3개요
다들 갈비탕만 먹고 있음, 아재가 온갖 생색은 다 냄
니들 돈도벌고 맛집도 다니고 좋겠다, 여기 사주는 사람 나밖에 없을거다(회사돈)
한귀로 흘리면서 수저 놓고 멍때리는데
갈비탕 나옴
한술 뜸, 씨발 국물 존나 깊음.
서울 갈비탕 존나 단데 여기는 달지도 않고 담백한 와중에 국물이 깊음
고기 젓가락으로 집어보니까
살짝만 집었는데도 뼈와 살이 부드럽게 분리됨
양념 살짝 찎어 고기 먹어봄, 존나 살살 녹음, 그제서야 메뉴판 다시보니까 한우쓰는 갈비탕집.
당면이 꽤 가득히 바닥에 깔려있어 한 젓가락 집어 먹으니까
당면까지 안불어있고 탱탱하고 맛남
정신못차리고 고기랑 밥이랑 김치에 한그릇 더 먹고
아재 눈치보다 한그릇 더 시켜서 국물에 밥말아서 한뚝뺴기 두그릇 조짐
그리고 나와보니 대기에 사람 존나 많음...
이후 한동안 갈비탕에 빠져서 서울 갈비탕 맛집 존나 갔는데
그나마 70프로 정도 근접한곳이 창동 하누소 였는데 언제 부턴가
한우 팔아서 하누소인곳에서 미국소로 갈비탕 쳐 만들기 시작함
몇년 그지랄하다 다시 한우로 팔긴하는것 같은데 문제는 맛이 예전맛 안남
그래서 그 강원도 어디쯤인 저때 갔던 저 갈비탕 집을 존나 가고 싶은데
도저히 어딘지 모르겠음...
평생 못찾을듯...
3. 치킨과 맥주
썻을지도 모르는데
17살쯤인가 여름에 친구랑 알바함
신규 서점 책 채우는 당일 알바,
일은 간단, 포장되어있는 책
분류하고, 위쪽에 도장찍고 분류해서 꽂아두면됨
신규라 아직 에어컨 없음 오픈전에 단다함, 책들 많으니까 존나 건조하고 기온도 높음
12시간 당일지급이라 존나 참아가면 땀 뻘뻘흘리며 함
정수기도 존나 멀어서 한두번 먹다가 그냥 목마른거 참고 일함
목 존나 갈라지고 건조하고 씨벌
밤되서 일끝나고
바로 돈받아서 독서실감, 개 더움,
목말라서 음료 사먹을까 하다가, 친구가 맥주나 먹자함
썬더 치킨 6500원에 한마리 사고
총무형한테 술좀 사달라해서 피쳐 2병 사온거 받음
독서실 베란다에서 치킨 포장부터 깟는데
목이 맥혀 도저히 못먹겠음
종이컵도 가져오긴 했는데 귀찮다고 하고
각자 피쳐 한병씩 든채로 피쳐짠 하고 들이킴
맥주의 개념으로 먹은게 아니라 그냥 존나 씹 목말라 먹었는데 ㅆㅂ 존나 쭉 들어감
그전에도 술은 먹었지만 그냥 취할려고 벙할려고 재밌어서 먹었는데
이날은 그냥 몸에 존나 맥주가 촥 흡수되는 느낌
쇼생크 탈출 감옥 맥주씬을 이때 다시 이해함
그 상태로 존나 옷에 질질 흘려가며 벌컥벌컥 마시다가 둘다 약속한듯이 캬 씨발 하니까 그제서야 갈증 및 더위가 약간 가심
닭다리 하나들으니까 아직 따끈따끈함
한입 크게 베어물으니 아 존나 맛있어
쫄깃하고 튀김 바삭하고 삼키기 무섭게 다시 맥주 나발
치킨먹고 또 먹으니 이게
으른들이 괜히 치맥치맥하는게 아니구나
으른들이 괜히 일끝나고 술쳐마시는게 아니구나
노동으로 흘린 땀 이후로 먹는 맥주맛을 이때 알아버림
이땐 그냥 맥주맛을 알았다고 착각해서
놀다 마시니까 저날 저 맛이 안남
그래서 저떄 저 친구새끼랑
일부러 몸쓰는 알바하고 그돈으로 맥주 조지고 다님
꼭 그날 번돈 그날 마시는걸로 다쓰고 집에갈땐 빈손으로 가야지 허슬한기분
하루살이 맥주알바 짓 존나 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살면서 처음으로 뱃살이 나와있음
요즘도 가끔 일끝나고 맥주 먹어도 저때 저 건강하고 어린몸에 들어간 맥주맛은 다신 못느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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